돈 이야기

돈은 버는데 왜 불안한가 : 자유에는 불확실성이 따라온다

프리랜서 JIN 2025. 6. 7. 15:17

프리랜서로 일하며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택했다는 건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누리는 대신 수입의 안정성, 소득의 지속성, 미래의 예측 가능성 등 다수의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해진 월급도 없고 퇴직금도 없으며 고정된 보험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스스로의 재정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40대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 시스템은 더 이상 수익률이나 근로소득만으로 설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수익보다 중요한 자산의 ‘상태’와 ‘위치’

사람들은 흔히 재테크를 ‘얼마나 벌었는가’로 평가하려 한다. 하지만 불규칙한 수입과 반복되는 경기 변동성을 경험한 프리랜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진짜 중요한 질문은 ‘이 구조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이다. 

 

그래서 나는 자산을 구성할 때 항상 수익률보다 ‘현금화 가능성’, 즉 유동성 중심으로 본다. 

 

예를 들어 자산을 유동성 기준으로 나누면 세 가지가 있다. 

 

1.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현금, CMA, 단기 예금 같은 즉시 현금 자산 

2. 주식, ETF, 펀드처럼 일부 손실을 감수하고 유동화 가능한 중간 유동성 자산

3. 부동산, 해외ETF, 퇴직연금 등 장기보유를 전제로 한 비유동 자산

 

이 중 첫 번째 항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고정수입이 없는 프리랜서라서 자연스럽게 이런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큰 돈을 어딘가에 묶이는 것 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최소 6개월 ~ 1년 정도의 고정지출 비용은 현금 자산으로 들고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소득이 끊겨도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생활이 가능한 현금 쿠션이 없다면, 고수익을 올려도 결국 구조는 불안해진다.

프리랜서 디지털노마드

 

전략보다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

 


이런 자산 구조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나의 투자 성향은 무엇인가’이다. 

 

단순히 공격형, 안정형으로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나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까지 감당할 수 있으며 마이너스가 났을 때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를 정확히 아는 게 핵심이다. 

 

투자란 기본적으로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행위인데,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전략을 그대로 베껴 따라 하다 수익은커녕 멘탈이 붕괴되는 경험을 한다. 나 역시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다. 

 

트렌드에 따라 고위험 성장주에 몰빵했다가 몇 주 만에 급락을 맞은 후에는 밤잠을 설치고 일에 집중도 못한 적이 있었다. 그 경험 이후 나는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는 자산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월배당 ETF와 우량 배당주는 그런 나에게 가장 맞는 포트폴리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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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먼저 부딪힌 현실은 수입의 불안정성이다. 매달 고정 수입이 들어오는 직장인과 달리, 프리랜서는 일한 만큼 벌고, 일이 없으면 그대로 공백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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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의 흐름은 늘 바뀌기 마련이다. 장기투자라고 해서 크게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단기투자를 공격적으로 해보니 지난 10여년간의 주식 수익률보다 최근 수익률이 가장 높은 신기한 경험도 하고 있다. 

 

이렇게 투자는 긴 시간 나에게 맞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는 높은 수익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 자유를 파이프라인 소득이 생기는 상태로 생각한다. 물론 일정 부분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경험상 진짜 경제적 자유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겨도 내 삶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말한다. 수입이 끊겨도 한동안 생활할 수 있고, 갑자기 큰돈이 나갈 일이 생겨도 자산 전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며, 투자 기회가 왔을 때 유동성 부족 때문에 놓치는 일이 없는 상태야말로 실질적인 자유라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투자 전략보다도 먼저 ‘내가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우선으로 만들었다. 어떤 자산이든 적절히 유동성을 유지하고, 과감한 수익률보다 꾸준한 유지가 가능한 방식을 택한다. 여기에 내가 익숙한 분야에 투자하고 경제 전반을 이해하려는 습관까지 붙이면, 투자 실패 확률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살아남는 투자자는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이다

 


결국 프리랜서이자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고 있는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거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이 빠르게 사라지지 않도록 막는 방어력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늘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고 돈을 벌기 때문에, 내 자산은 언제든 복구 가능하고 회복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플랜 B 없는 재테크는 플랜 A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재정 구조는 멋진 투자 아이디어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사실 이런 기본적인 가치관은 투자 뿐 아니라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는 생각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꾸준히 오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투자자, 실력자는 결국 꾸준히 오래 지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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